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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인문대학학생회 성명서 원문 1경북대학교 인문대학학생회 성명서 원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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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대학학생회

2026-06-06 · 조회 0

첨성의 불빛으로 무능한 선관위를 비추고, 복현의 기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자.


첨성의 불빛으로 무능한 선관위를 비추고, 복현의 기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자. 2026년 6월 3일, 대한민국 선거사(史)에 지울 수 없는 치욕의 한 줄이 새겨졌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서울 송파구를 비롯한 서울 시내 십여 곳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 유권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사상 초유의 ‘참정권 박탈 사태’가 발생했다. 주권자가 권력을 행사하는 가장 신성한 현장에서 고작 종이 한 장이 부족해 민주주의가 중단되는 비극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 경북대학교는 서슬 퍼런 독재의 칼날 앞에서도 결코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시대가 어둠에 잠길 때마다 대구 지역 학생운동의 최전선을 지켜온 의로운 지성의 요람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청년들이 복현의 들판에서 어깨를 걸고 불의한 권력에 맞서 마이크를 잡았으며, 그 자리에서 우리 대학은 언제나 시대를 깨우는 학생운동의 거점이자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의 중심축이었다. 선배들이 청춘을 바쳐 일궈온 그 고고한 민주화의 역사가 오늘날 우리 첨성인의 혈관에 고스란히 흐르고 있다. 그러나 2026년 오늘날,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나태와 오만은 우리 첨성인들이 피땀 흘려 쟁취하고 수호해 온 민주주의의 위대한 가치를 통째로 모독했다. 선관위는 ‘투표율 예측 실패’와 ‘예산 절감’이라는 행정 편의주의적 변명 뒤에 숨어 전례 없는 무능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탐구하는 우리 사학도들은 묻는다. 행정적 비용 절약이 국민의 가장 기본적이고 절대적인 권리인 ‘참정권’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단 말인가? 투표소에서 한 시간 넘게 줄을 서고도 주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돌아서야 했던 시민들의 발걸음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시민을 통치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주권자로서의 존엄을 짓밟은, 명백한 권력의 폭거다. 소쿠리 투표 논란부터 고위 간부 자녀들의 특혜 채용 비리, 그리고 이번 투표용지 부족 대란에 이르기까지, 선관위는 ‘독립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스스로를 성역화하며 안으로 썩어 들어갔다. 철저한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권력이 어떻게 타락하고 무능해지는지를 우리는 오늘 선관위의 붕괴를 통해 목도하고 있다. 경북대학교 사학도들은 과거를 거울삼아 오늘을 기록하고 시대를 고민하는 복현의 지성으로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이번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강의실에서 배우는 사학(史學)은 빛바랜 사료 속에 갇힌 죽은 지식이 아니다. 잘못된 역사의 되풀이를 막기 위해 분노하고,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서필(書筆)을 들고 행동할 때 비로소 역사는 살아 숨 쉬는 전진이 된다. 이에 우리는 대구 민주주의의 거룩한 정신과 첨성인의 기개를 담아, 주권자를 모독한 선관위와 책임을 방기한 지도부를 향해 다음과 같이 강력히 규탄하며 요구한다. 하나, 선거 관리 실패의 책임을 가진 지도부 전원은 즉각 사퇴하라. 헌법이 부여한 신성한 임무를 망각하고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무능의 대가는 오직 전원 사퇴와 법적 책임뿐이다. 하나, 정부와 국회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결정권자와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대해 전면적인 국정조사를 실시하라. 누가, 어떤 근거로 유권자 수보다 현저히 적은 투표용지를 인쇄하도록 지시했는지 한 치의 의혹도 없이 규명하고, 관계자들을 엄중히 처벌하라. 하나, 선관위는 초법적 성역에서 내려와 감사와 견제를 전면 수용하고, 인적·조직적 쇄신을 포함한 근본적인 개혁안을 즉각 단행하라. 독립성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패가 아니라, 공정을 지키기 위한 책무임을 명심하라.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종이가 없어 주권을 포기해야 했던 2026년 6월 3일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뼈아픈 퇴행으로 준엄하게 기록할 것이다. 선관위는 주권자들의 끓어오르는 분노와 역사의 경고를 직시하라. 복현의 들판에서 일어난 우리 사학도들은 무너진 공정함과 정의가 바로 설 때까지, 시대를 비추는 첨성의 불빛을 꺼뜨리지 않고 끝까지 감시하고 투쟁할 것이다. 2026년 6월 5일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학생회

이 성명서는 경북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