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대IT공과대학학생회
2026-06-07 · 조회 0
설계가 잘못된 구조물은 반드시 해체하고 다시 세워야 한다
설계가 잘못된 구조물은 반드시 해체하고 다시 세워야 한다
― 절차를 상실한 선거 관리 파탄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직무유기를 강력히 규탄한다. ―
우리가 강의실에서 기술을 손에 익히기 전, 뼈에 새기도록 배우는 것은 다름 아닌 '안전과 절차'다. 도면 위의 미세한 오차가 결국 건물을 무너뜨리고, 사소한 공정 예측 실패가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재난으로 이어지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국가라는 거대한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핵심적인 시스템, '선거' 역시 다를 리 없다. 철저한 데이터 예측과 빈틈없는 시뮬레이션이야말로 이 시스템을 돌리는 기본 뼈대가 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지난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한민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보여준 민낯은 처참한 '부실 설계' 그 자체였다. 전국 곳곳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황당하다 못해 기이한 사태가 터져 나왔다. 주권자인 국민들이 투표소 앞 길바닥에서 몇 시간씩 대기하다 결국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그 시간, 선관위는 "예상보다 유권자가 많이 몰렸다"라는 눈을 의심케 하는 무책임한 변명만 뱉어냈다. 대체 유권자 수를 예측하고 그에 맞춰 자원을 배치하는 것 말고 선관위가 할 일이 무엇인가. 이건 선거 관리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당장 대학의 작은 학생회 선거를 준비하더라도 이런 아마추어 같은 구멍은 내지 않는다.
알량한 사과 몇 마디와 사퇴라는 꼬리 자르기로 무너진 시스템의 책임을 대충 뭉개고 넘어갈 생각은 버려야 한다. 부실하게 설계된 구조물은 겉만 번지르르하게 보수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완전히 해체하고 기초부터 다시 올려야 비로소 안전한 법이다. 이에 우리는 흔들리는 헌정 질서를 바로잡고, 한순간에 참정권을 빼앗긴 주권자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관계 당국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불러온 수요 예측 실패와 행정 마비의 전 과정을 한 치의 의혹도 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
하나. 철저한 진상조사를 전개하여 시스템 부실을 방치하고 방관한 내부 책임자들을 전원 찾아내고 엄중히 문책하라.
하나. 지금의 주먹구구식 선거 관리 체제를 전면 폐기하고, 시대 수준에 맞는 철저한 인쇄·배부·비상대응 시스템을 밑단부터 재구축하라.
공학자는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의 안전과 절차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는 존재다. 국가의 선거를 책임지는 자들 역시 자신들이 진 권한의 무게감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빼앗긴 권리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다. 무너진 선거 시스템이 완전히 쇄신되고, 국민의 참정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그날까지 우리 지성의 목소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년 6월 6일
대구대학교 IT·공과대학 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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