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계학과
2026-06-07 · 조회 0
절차가 무너진 날, 우리는 묻는다
절차가 무너진 날, 우리는 묻는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국제관계학과 제34대 학생회 세온 입장문
선거는 민주주의의 전제다.
국제관계학은 민주주의 제도와 거버넌스의 작동 방식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이번 사태는 그 분석의 대상이 되기 이전에, 우리가 강의실에서 배워온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 현실에서 무너진 명백한 ‘제도적 실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제24조는 모든 국민의 선거권을 보장한다. 그러나 2026년 6월 3일,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소진되어 유권자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 행정적 안일함으로 인해 현장에서 침해된 것이다. 그간 안정적인 선거 관리 역량으로 국제사회에서 민주주의의 모범 사례로 꼽혀 왔던 대한민국의 신뢰에 깊은 균열을 낸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높은 투표율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이 사태를 특정 정치세력의 유불리 문제로 바라보지 않는다. 이는 절차적 민주주의의 붕괴이자 참정권의 본질에 관한 문제다. 헌법과 공직선거법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의 공정하고 철저한 관리 의무를 독점적으로 부여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사전투표율을 목도하고도 본투표 참여율을 안이하게 예측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단 한 명의 유권자라도 행정적 미숙으로 인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우리는 절차의 회복을 요구한다.
이에 우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엄중히 촉구한다.
하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과 경위를 투명하게 조사하고, 전면 공개하라.
하나, 참정권을 침해당한 유권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국민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여 공표하라.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인쇄·보관·이송·비상 대응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
이 성명서는 연세대학교(미래) · 미래캠퍼스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