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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하나학생대표자들과학생사회에요구한다 성명서 원문 1

하나학생대표자들과학생사회에요구한다

2026-06-07 · 조회 0

누구와 무엇에 대항하며, 어디로 갈 것인가?


누구와 무엇에 대항하며, 어디로 갈 것인가? :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규탄을 성찰하며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거 관리위원회의 관리 부실과 안일함이 빚어낸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중대한 실책이다. 이로 인해 일부 유권자들은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권을 포기해야 했으며, 투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등 혼란이 야기되고 공정하게 치러져야 할 선거의 원칙이 위협받았다. 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유권자들에게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선거 환경을 제공해야 할 책임을 다 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와 같은 사안에 함께 분노하며,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한다. 하지만 현재 총학생회를 비롯해 학생사회에서 잇따라 내거는 성명문의 행렬이 이러한 반민주성을 적절히 비판하고, 나아가 민주주의의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대응인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우리는 정세판단을 고려하지 않거나 민주주의의 내용을 구체화하지 않는 학생사회의 비판이, 의도와 달리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의 서사에 이용되거나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민주주의적 가치를 오히려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경계하며 아래와 같이 더 나은 비판과 논의를 함께하길 요구한다. 첫째, 학생사회의 비판은 명백한 반민주·반지성주의 성격의 극우세력과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현재 학교 안팎의 공론장에선 선거관리위원회의 행정적 무능과 부실한 선거관리를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전유하고 왜곡하려는 극우 진영의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STOP THE STEAL"과 같은 구호를 사용하며 이번 사태를 부정선거의 근거로 활용하고 있으며, 유명 극우 인사들 역시 적극적으로 이를 확산하고 있다. 행정적 '부실'의 문제를 선거의 '부정'으로 프레이밍하려는 반민주주의·반지성주의 세력이 분명한 상황에서, 이러한 왜곡과 전유의 과정을 외면한 채 단순히 "처우를 막론하고 규탄한다"는 원론적 주장만을 반복하는 것은 결코 중립이 될 수 없다. 자신의 주장이 반민주주의적 맥락 속에서 사용되고 있음에도 그것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담론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공식 발표로서 충분한 정세판단이라 보기 어려우며, 민주시민으로서도 무책임한 태도이다. 둘째, 학생 대표자들은 개별적 사건과 관련하여 선관위에 대해 단순히 규탄하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모든 시민의 참정권을 어떻게 온전히 보장할지, 나아가 우리가 어떠한 민주주의를 지향하며 실천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우리의 요구는 이미 사회적으로 상당 부분 인정되고 합의된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사퇴하는 등 책임 주체는 과오를 인정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철저한 조사와 후속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좌우를 막론하고’ 이번 사태가 문제가 아니거나 권리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어느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의 학생사회는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지 않는 요구를, 의와 참, 선배 열사, 4.19 항쟁 등의 화려한 수사만 추가하며 단순히 반복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학생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진정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한다면, 모두가 '민주주의'라는 말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요구를 관철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민주주의가 무엇이며, 무엇을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용납할 수 없는지, 무엇을 실천할 것인지 더욱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이미 사안에 대한 책임규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내용 없는 규탄과 선언의 반복은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을 확장하기보다 비민주적인 극우화 물결에 쉽게 불씨를 더할 뿐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뜨거운 관심과 학생사회의 능동적인 움직임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이다. 핵심은 그것을 우리 대학 공동체의 언어로 어떻게 전유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있다. 그렇기에 지금 학생사회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규탄의 반복이 아니라, 우리 대학 공동체가 어떠한 민주주의를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다. 그것이 의혈중앙 이 지향해 온 가치이며, 선배 민주열사들이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의 모습일 것이다.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하나, 유권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행정 무사안일주의로 일관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다음의 사항을 요구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건의 원인과 경위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하라. 하나, 학생대표자들과 학생사회에 요구한다. 향후 학내외에 산재한 다양한 인권 의제와 소외된 목소리에도 일관성 있고 책임 있는 자세로 대응하자. 하나, 학생대표자들과 학생사회에 요구한다. 현재 게시된 입장문의 논조를 재검토하여 반민주주의적 극우 음모론 세력의 부정선거 주장과 명확히 선을 긋고, 선거관리의 부실에 대한 비판이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전유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입장을 제시하자. 2026.06.06. 중앙대학교 인권네트워크

이 성명서는 중앙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